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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이야기/전통주 이야기

대한민국 민속주 1호 막걸리 '금정산성 막걸리'는 어떤 술인가?

by nonsoso 2023. 6. 28.
금정산성 막걸리

우리나라의 막걸리 중에 유일하게 향토 민속주로 지정되어 있는 막걸리가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민속주 1호 막걸리인 ‘금정산성 막걸리’입니다. 이 글에서는 ‘금정산성 막걸리’의 기원과 역사, 만드는 방법 그리고 특징과 즐기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정산성 막걸리’의 기원과 역사

     ‘금정산성 막걸리’의 유래는 명확히 기록되어 있는 게 없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조선 초기부터 금정산 위 산성마을의 화전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누룩을 빚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숙종 32년(1706년) 왜구의 침략을 대비해 금정산성을 축성하며 산성마을에 외지인들의 유입이 늘어났고 이때 성을 축성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징발되어 온 인부들이 막걸리의 맛에 반해 고향에 가서도 막걸리를 그리워하여 ‘금정산성 막걸리’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마을에서 빚는 누룩이 만주와 일본까지 넘어갈 정도로 유명했으나 1960년대 정부의 양곡 금지법으로 ‘금정산성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들이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산성마을은 산성에 있는 마을의 특성상 농사짓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고 그 외의 다른 생계 수단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 누룩을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산에 위치한 마을 특성상 외부인들이 쉽게 출입하기가 어려워 주민들이 정부 기관의 단속에도 밀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각 집에서 조금씩 빚던 막걸리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금정산성 막걸리’에 대통령령으로 주류 허가를 내어주며 대한민국 민속주 1호가 되었습니다. 국세청에 의하여 향토주로 지정되며 지금은 공동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산성 마을 내에서만 소비되도록 제한되었지만, 2001년 이후 외부에 판매가 가능해지며 전국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어 부산에 가지 않고도 ‘금정산성 막걸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2013년 유청길 대표가 대한민국 최초 막걸리 분야 식품 명인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유청길 명인의 집안에서만 산정마을에서 누룩을 빚은 것이 500년에 달하며 명인 역시 금정산성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어머니(전남선)에게 누룩 만들기와 막걸리 제조 방법을 전수받았고 그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인정받아 명인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금정산성 막걸리’ 제조 방법

     ‘금정산성 막걸리’를 빚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누룩으로 현대 막걸리의 상당수는 일본식 입국으로 막걸리를 발효시키는데에 비해 ‘금정산성 막걸리’는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누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전통 방식으로 직접 발로 디뎌 만든 둥근 모양의 누룩은 일주일간 연탄불로 온도를 조절하는 누룩 방에서 발효를 거칩니다. 발효가 끝나, 누룩 꽃이 피어있는 누룩을 한 장씩 잘 펴서 다시 2~3일 정도 햇볕에 바짝 말리는 법제 과정을 거치고 한 달 정도 추가적인 건조과정을 거친 후에야 술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누룩곰팡이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도록 빚는 전통 누룩의 경우 같은 장소에서 발효를 거치더라도 날씨나 습도 등 자연조건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공장에서 대량생산 하는 누룩에 비해 품질이 고르지 못한 특징이 있으나 그것 또한 전통 누룩이 가지고 있는 매력입니다.

 

     막걸리를 빚는 데 사용하는 물은 지하 182m 깊이에서 나오는 금정산의 지하수를 사용하는데 똑같은 재료와 공정으로 술을 빚어도 다른 지역에서는 맛을 흉내 낼 수 없다고 합니다.

 

     ‘금정산성 막걸리’를 빚는 방식은 기본적인 막걸리를 빚는 방식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쌀을 사용해 고두밥을 만들고 만들어진 고두밥에 누룩을 섞어 버무린 뒤 물을 섞어 덧술을 만듭니다. 이 덧술을 술독에 넣어 하루에 한 번씩 술이 잘 섞이도록 저어 일주일을 발효시키고 이렇게 발효된 술을 체에 걸러내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금정산성 막걸리’ 특징과 즐기는 방법

     ‘금정산성 막걸리’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누룩을 사용하기에 다른 막걸리에 비해 산미가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전통 누룩은 제조과정으로 인해 유산균의 함량이 높아 발생하는 것으로 이러한 맛의 특성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유통기한 역시 20일로 다른 막걸리에 비해 짧은 편인 데다 잘못 보관하면 식초가 되기도 하니 보관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존 다른 막걸리가 알코올 함량이 6%인 것에 비해 ‘금정산성 막걸리’는 알코올 함량이 8%로 그만큼 물이 덜 들어가 다른 막걸리에 비해 농밀해 한식 안주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특히 기름진 안주와 함께 먹으면 입 안을 완전히 씻어내어 텁텁함이 없어 이 때문에 ‘금정산성 막걸리’만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현재 5%, 6%, 8% 3가지 도수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8%의 막걸리가 민속주 1호로 지정된 막걸리이지만 특유의 신맛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로 인해 추가로 개발된 술이 5%와 6%의 막걸리입니다. 5%와 6%의 막걸리의 경우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현대의 트렌드에 맞추어 출시된 상품이지만 그래도 다른 막걸리들에 비해서는 신맛이 강한 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울리는 안주로는 산성마을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인 염소 불고기를 가장 추천하나 부산 동래의 동래파전과도 잘 어울립니다. 

 

마치며

     일반적인 막걸리의 단맛을 좋아한다면 ‘금정산성 막걸리’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부산의 막걸리의 대표주자이자 대한민국의 민속주 1호인 만큼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