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마디로 빚은 술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이 글에서는 ‘송절주’의 기원과 역사, 만드는 방법 그리고 특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송절주’의 기원과 역사
‘송절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싱싱한 소나무의 마디를 삶은 물과 여러 한약재, 쌀로 빚어 만들어 약으로도 쓰이는 술입니다. 송절주의 유래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동의보감』, 『고사십이집』, 『규합총서』, 『임원경제지』, 『부인필지』등의 기록에서 술 빚는 방법이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서울 부근의 중류계층에서 빚어 마시던 것으로 추측되며, 독특한 소나무향과 소나무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뜻으로 인하여 선비들도 즐기던 술이었습니다.
'송절주'는 주 재료인 소나무의 마디와 부재료로 사용되는 여러 약재들로 인하여 "꽃향기와 솔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맛이 기이하고 풍담을 없이하고 원기를 보완하여 팔다리를 못 쓰던 사람도 신기한 효험을 본다."라고 『규합총서』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술로서의 목적 외에도 약용과 치료 목적으로도 빚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특히 냉풍과 근골이 허약한데 손발이 오그라지는 데, 각기나 팔다리가 마비된 데를 다스리며, 원기를 보하는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서 가장 장수한 왕인 영조가 즐겨 마신 술이라는 기록이 있는데, 조선실록에는 영조가 금주령을 내린 이후에는 ‘송절주’ 대신 ‘송절차’를 즐겨 마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실은 ‘송절차’가 아니라 ‘송절주’라는 술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영조가 신하에게 송절차를 내렸는데 취기가 돌았다고 쓴 구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송절주'는 198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송절주'는 선조시기 충경공 이정란 장군의 가양주로 내려온 술로 후대에 허성산 씨가 시가에 가양주로 내려오던 '송절주'를 만들어 빚은 것이 그 유래입니다. 그 주조법을 허 씨의 며느리인 박아지 씨가 이어받았으며, 1989년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는데 박아지 씨의 사망 후 현재는 손자며느리 이성자 씨에 의해 빚어지고 있습니다.
시판되어 판매 중인 '송절주'는 국순당에서 생산한 '송절주'입니다. ‘송절주’ 기능 보유자인 이성자 씨가 운영 중인 한주양조 양조장의 경우 현재는 시판용으로 빚고 있지는 않으나 현재 준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국순당이 만든 ‘송절주’는 전통 그대로 빚은 술은 아니고 현대적으로 변형시킨 ‘송절주’입니다. 문헌에 나온 그대로 되살린 ‘송절주’는 맛과 향이 무겁고 진해, 즐기고 마시는 술이라기보다는 약에 가까운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송절주’ 제조 방법
만드는 방법은 멥쌀가루를 끓은 물에 개어 차게 식힌 뒤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넣어 버무려 너무 차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 두었다가 송절을 진하게 고아낸 물을 부어 밑술을 만듭니다. 그 뒤에 멥쌀과 찹쌀로 각각 고두밥을 쪄서 식힌 뒤 밑술과 버무립니다. 삶은 송절을 항아리 밑에 넣은 뒤 밑술과 버무린 고두밥을 그 위에 넣고, 송절을 삶아서 식힌 물을 부어 단단히 봉하여 너무 차지도 덥지도 않게 하여 술을 숙성시킵니다.
‘송절주’ 특징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국화를 넣고, 겨울에는 유자껍질을 위에 매달아 익히면 솔의 향기와 꽃향기가 술에 덧입혀져 맛이 좋았다고 합니다.
국순당이 복원한 ‘송절주’의 경우 제조방식의 변경으로 송절주 특유의 소나무 향과 시원함은 살리고 소나무의 쓴맛과 목재의 향을 약화시켜 깔끔한 맛과 풍부한 향을 더했다고 합니다.
마치며
국순당이 현재 ‘송절주’를 판매하고는 있지만 다른 전통주들처럼 판매 채널이 다양한 것은 아니라 ‘송절주’를 맛본 후기를 쉽게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송절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고 가격도 11만 원 정도로 비싸서가 아닌가 싶은데, 우리의 전통주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사랑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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